11월 내내 회사에 다닌 것도 아닌데 일정이 빼곡했다. 행사 준비 및 발표에 주말을 쓰고, 일주일에 2번 씩 쿠킹클래스에 다녔으며, 명동 인근에 위치한 극장에 6번 다녀왔다. 11월 셋째주에 2번의 면접을 봤고, 결과가 지난주에 나왔다. 결론은 모두 탈락, 심지어 한 건은 내정자가 이미 있는 면접에 들러리를 선 꼴이 됐다. 들러리 하는거 내가 제일 싫어하는 건데. 아무튼 이렇게 바쁘게 산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.
우리가 느끼는 어떤 감정(느낌) 뒤에는 그 감정을 느끼는 이유, 즉 욕구가 있다고 한다. 평소에도 그렇지만 새롭게 일 할 회사를 구하면서 또 인정 욕구에 시달렸는데, 나의 경우 오랜 시간 축적된 인정 욕구라 누가 정말로 인정해줘도 채워지지 않았다. 지금도 어떻게 하면 원하는 만큼 인정받을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. 그저 나는 인정 욕구가 강한 사람이구나, 그럼 이 욕구를 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? 잘하는 일을 해야겠구나, 그렇게 느낄 뿐이다.
'쓰는 마음'에도 그날의 느낌, 그런 느낌이 들게한 사건을 적은 후 다음 페이지는 욕구를 묻는다. 내 욕구가 무엇인지 막연히 생각하기는 어려워서 앞쪽에 있는 욕구 목록을 참고해본다.
욕구를 파악한 후 다음은 자기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는 칸이 있다. 내가 듣고 싶은 말, 나에게 필요한 말을 스스로에게 해준다. 처음에는 조금 부끄럽고 무슨 말을 듣고 싶은지 나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럴 때 나는 같은 일을 겪은 어린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쓴다는 마음으로 적어본다.
내 마음을 들어 줄 사람은 주변에 있을 수도 있지만 없을 수도 있다. 시간과 마음을 내어서 귀를 열고 내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 줄 사람이 없더라도 나보다 스무 살 어린 아이가 나에게 와서 이야기를 늘어놓는 걸 보는 것처럼, 자세를 낮춰 듣고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나에게 한다. 언젠가 내 마음을 진심으로 들어 줄 사람이 나타나면 좋겠지만, 겨울은 생각보다 길 수 있으니까 봄을 기다리며 마음에 쌓인 눈을 치운다. 녹을 때 까지 기다리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니까. 그 시간동안 더 아플지도 모르니까. 천천히, 조심스럽게 나 자신의 일상공감자가 되어보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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